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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점순이와 만복이 - 감자꽃

글 : 이차선 / 그림 : 박형욱

이 글은 김유정 작가님의 [동백꽃]을 바탕으로 패러디 된 글입니다.



감자꽃


장작이 또다시 넘어졌다내가 점심을 먹고 나무를 하러 갈 양으로 나올 때이었다지게를 이고 돌아서려니까 등 뒤에서 와그르르 하고 야단이다깜짝 놀라서 고개를 돌려보니 아니나 다르냐 대협이 도끼로 사정없이 장작을 부수고 있었다.


도끼는 분명 점순이에게서 받아온 물건이었다본디 장작이란 게 도끼질로 인해 아작이 나도록 만들어진 물건이긴 하나 점순이네 도끼는 유독 날이 날카로웠다결을 맞추지 못하고 쪼개지는 장작은 불쏘시개로도 사용하기 힘들 정도고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부모 형제와 떨어져 먼 타지에서 혼자 살아가는 것도 막막한데이제 겨우 추스려가나 하는 마당에 이리되는 꼴을 가만히 내려다보자니 내 대강이가 터져서 피가 흐르는 것같이 두 눈에서 불이 번쩍 난다대뜸 달려들어 따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으나전부터 연을 맺어오고 있던 대협이기에 생각을 고쳐먹고 조심히 물어만 보았다.

 

"아니 대협왜 장작을 부숴버리셨습니까제가 뭔가 잘못이라도 했나요...?"

 

듣고보니 이번에도 점순이의 부탁이었다고 했다바짝바짝 내 기를 올리느라고 그랬음에 틀림없을 것이다고놈의 계집애가 요새로 들어서 왜 나를 못 먹겠다고 고렇게 아르릉거리는지 모른다.

 

얼마 전 감자 건만 하더라도 나는 저에게 조금도 잘못한 것은 없다계집애가 감자를 주려면 줄 것이지 세훈님 감자를 캐다가 줄 것은 다 뭐냐그것도 직접도 아니고 대협을 시켜선 감자를 먹으라 하는 긴치않은 수작을 하는 것이다.

 

아니 생감자를 주면 어찌 먹으라고...

 

"저는 받을 수 없다고 전해 주세요죄송합니다."

 

그렇게 대협을 돌려보내고 났더니 그 뒤로는 나를 보면 잡아먹으려 기를 복복 쓰는 것이다.

 

설혹 주는 감자를 안 받아먹는 것이 실례라 하면주면 그냥 주었지 먹으라고 주면서 세훈님네 감자를 캐다 주는 건 다 뭐냐그렇잖아도 저희는 터줏대감이고 우리는 먹고 살 길 찾아 바다 건너온 이방인일 뿐이니 일상 조심스럽다가뜩이나 근래 들어 날뛰는 돼지해방꾼 탓에 주변 농작물이 함부로 파헤쳐지는 판에 행여라도 그 중 일부가 내 탓이라고 잘못 소문이라도 났다가는 우리는 집도 내쫓기고 길거리에 나앉게 될 수 있는 까닭이었다.

 

그런데 이놈의 계집애가 까닭 없이 기를 복복 쓰며 나를 말려 죽이려고 드는 것이다.

힘들게 해온 나무 장작을 못 쓰게 만든 것도 분한데 듣자 하니 첨엔 장작이 아닌 나를 먼지 나도록 패달라고 한 모양이다

 

나는 약이 오를 대로 올라서 두 눈에서 불과 함께 눈물이 퍽 쏟아졌다암만해도 복수를 해야지 그냥 넘어가자니 치가 떨린다동네에서도 소문이 났거니와 나도 한때는 걱실걱실히 일 잘하고 얼굴 예쁜 계집애인 줄 알았더니 시방 보니까 그 눈깔이 꼭 여우새끼 같다.

 

"제 복수도 좀 해주세요점순이네 돼지에게 돌멩이를 던져 주세요그래야 마음이 풀릴 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대협의 돌에 돼지가 픽하고 쓰러져버리는 것을 보니 덜컥 겁이 났다그런 와중에 점순이가 성큼성큼 걸어오는 걸 보니 나도 모르게 뒷걸음이 절로 처졌다그러다 그만 돌부리에 걸려 제풀에 벌렁 나자빠졌다.

 

"너 왜 남의 돼지를 때려죽이니?"

"그럼 어때?"

 

하고 일어나다가

 

"누 집 돼지인데?"

 

하며 복장을 떼미는 바람에 다시 벌렁 자빠졌다그러고 나서 가만히 생각을 하니 분하기도 하고 무안도스럽고또 한편 일을 저질렀으니,인젠 돼지농장에서도 내쫓기고 해야 될는지 모른다

 

나는 비슬비슬 일어나며 소맷자락으로 눈을 가리고는얼김에 엉하고 울음을 놓았다.



그러나 점순이가 앞으로 다가와서,


"
그럼 너 이담부텀 안 그럴 테야?"

하고 물을 때에야 비로소 살길을 찾은 듯싶었다나는 눈물을 우선 씻고 뭘 안 그러는지 명색도 모르건만,

"
그래!"

하고 무턱대고 대답하였다.

"
요담부터 또 그래 봐라내 자꾸 못살게 굴 테니."

 

"그래그래이젠 안 그럴 테야!"


"
돌 던진 건 염려 마라내 안 이를 테니."

그리고 뭣에 떠다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퍽 쓰러진다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한창 피어 퍼드러진 하얀 감자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
너 말 마라!"

"
그래!"

조금 있더니 요 아래서,

"
점순아점순아얘가 돼지 치다 말구 어딜 갔어?"

 

하고 어딜 갔다 온 듯싶은 그 어머니가 역정이 대단히 났다.

점순이가 겁을 잔뜩 집어먹고 꽃 밑을 살금살금 기어서 산 아래로 내려간 다음 나는 바위를 끼고 엉금엉금 기어서 산 위로 치빼지 않을 수 없었다.



- fin - 


* 이 이야기는 서브 퀘스트 "내 마음도 모르고" 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 3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소노 [이투이토] 조선족들 대화같애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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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류지아 [알세아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

    마미쨩다이슦끼 [청연리] 사실 : 원작에서는 저렇고 둘이 이러쿵 저러쿵 했다는 암시가 있다고 한다.(국어 교과서에서는 제거됨)

    1

    일루와아주예뻐 [철벽여자] 돼지한태 돌던지는 퀘스트받고 내가 나한태 돌던지는것같아서 좀 그랬다...

    0

    NDvia [SiroNeko페로] 오늘 깨면서 답답했음...

    0

    되지도않은닉네임 [황진이x] 아르릉,걱실걱실,비슬비슬,치빼다<br /><br />사전 찾아보게 만드네 ㅋ <br /><br />잘봤어요

    0

    극혐 [처낫] 왜내돼지때려요!

    0

    라피첼 [라피네코] 아닠ㅋㅋㅋ 원작 패러디 찰지네요ㅋㅋㅋ 블소 게임 내에서는 표준어 쓰는 애들이 소설에서는 구수한 사투리를 쓰는게 너무 웃김요 ㅎㅎ

    0

    곰군 [스승곰] 대협~대협~ 아 점순이 데려가고 싶다. 왜요? 왜? 왜? 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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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천유 [진천유] 이 퀘스트 하면서 가장 멍청한건 막내가 아닌가 생각했음다

    부탁받아 하라는데로만 하니

    오해가 쌓일수 밖에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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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곰군 [스승곰] 오히려...그 상황을 즐기는 막내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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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의너 [조박사] 대협! 우리 만복이좀 구해주세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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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뿌빠뽕 [뿌빠뽕] 아 이 퀘스트 하면섴ㅋㅋㅋㅋㅋ 귀여워서 실실 쪼갰는데 헣헣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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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즈 [검선 서월] 점순이 진짜 귀엽다고 생각했는데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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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삽질리아나 [너말고니형님] 깨알같은 귀요미들 ㅋㅋㅋㅋㅋㅋㅋ 저 퀘스트 한 번 또 해보고 싶네요ㅠ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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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씐나라 [화룡땡쓰] 점순이가 보고 싶어지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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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젠시아 [하진성] 우리집 정수기는 감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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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선 [시선맑은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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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정 [절정] 이걸또오오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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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차킷캣 [천서] 쟤들도 원작따라 진도가 빠르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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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MiN [옥조랑] 동백꽃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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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짜장범벅 [염화댸성] 점↘순↗이 강원도 출↘신이드래요?↗
    게임에서 봤을때는 귀엽게 서울말 쓰드마, 패러디에 너무 충실하셨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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